내년 4월에 은퇴할 것이라고 대내외에 공표했던 그가 108년의 GE 역사상 최대 금액(450억달러·약 50조8500억원)을 투입하는 하니웰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은퇴시기를 내년 말로 미루겠다고 선언했다.
▼금액 50조원 최대규모▼
1981년 GE 회장으로 취임한 웰치 회장은 그동안 가전에 집중돼 있던 GE를 수익성 없는 사업부문의 과감한 매각과 새로운 사업에로의 적극적인 진출로 비행기 엔진과 의료기기, 금융, TV 등을 포함하는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 만들었다. 취임당시 120억달러였던 GE의 시장가치를 올해 44배 가량인 5250억달러로 끌어올리며 신화적인 경영성공 사례를 일궈낸 것.
이미 CEO로서 충분히 화려한 경력을 쌓은 웰치 회장이 이처럼 하니웰 인수에 강한 집념을 보이자 업계는 ‘웰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마이클 본시뇨르 하니웰 회장은 “웰치 회장이 GE의 CEO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면 불안해하는 이사회를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회를 포착했을 때 신속하게 움직이는 웰치 회장의 평소 경영방식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하니웰 인수를 통해 대담하면서도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웰치 회장의 면모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는 것.
분석가들은 그러나 “웰치 회장이 프로젝트 자체가 가지는 리스크 때문에 자신의 퇴임시기를 늦추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이사회도 그 점을 감안해 웰치 회장 주도의 하니웰 인수 계획을 승인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GE의 하니웰 인수가 만만한 것은 아니며 벌써부터 반독점 관계당국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도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웰치 회장은 23일의 기자회견에서 하니웰 인수과정에서 반독점 문제가 제기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GE와 하니웰의 생산제품이 거의 중복되지 않으며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GE는 대형 전력터빈을 생산하는 데 비해 하니웰은 소형터빈을 만드는가 하면 GE가 대형 민간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데 비해 하니웰은 소형 개인항공기 엔진을 생산한다는 것. 하지만 미국의 반독점 당국이 이런 웰치 회장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
▼반독점 해소가 관건▼
시장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E의 하니웰 인수계획이 공식 발표된 23일 하니웰의 주가는 8.56% 올라간 반면 GE 주가는 4.78% 떨어졌다. 이는 GE의 계획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아무튼 GE를 세계 최대 규모의 시가총액 기업으로 키운 웰치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가 먹혀들어 ‘잭 웰치 신화’의 한 페이지를 더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