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원수사이가 됐나.
▼답▼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영토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영토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약속의 땅’이다. 하나님이 유대민족에게 선물했다는 이 땅에서 유대인은 기원전 12세기경 독립국가를 세워 번영을 누렸다. 기원전 1세기경 당시 패권국이던 로마의 속국으로 전락한 뒤 서기 135년 유대인은 로마의 통치에 저항해 이 곳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후 아랍인들이 이 땅을 차지했다. 그러다가 19세기말 유대인들이 이 곳으로 돌아오기 시작해 1947년에는 국가를 선포하자 이 땅에 뿌리를 내린 팔레스타인인과 충돌한 것이다. 유대인은 왜 옛 땅으로 돌아왔나.
유대인은 2000년 가깝게 나라 없이 세계 각지에 퍼져 살면서도 같은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유대교라는 종교를 구심점으로 관습과 문화를 유지해 온 것이다. 이들이 유랑생활동안 박해를 받은 것도 다른 민족에 동화하지 않으려는 배타성 때문이다.
근대 들어 유럽 각국의 민족주의가 고양되면서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박해는 더욱 심해졌다. 이 무렵부터 유대인의 나라를 재건하자는 ‘시오니즘’이 불타올랐다. 1930년대 나치독일의 유대인 말살정책은 이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국제사회의 동정여론에 힘입어 마침내 국가를 건설했다.
▼문▼
두 민족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없나.
▼답▼
수십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분쟁을 겪어온 두 민족은 90년대 들어서면서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평화협정을 맺고 팔레스타인 민족의 독립을 약속한다. 이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94년부터 5년 동안의 자치기간을 거쳐 99년 5월 독립국가를 선포하기로 했다.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도 이 협정의 산물이다. 그러나 최종 평화협상 과정에서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시간을 끌다가 독립 선포를 올 5월로 연기했으나 이마저 실현되지 못했다.
▼문▼
최종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7년간이나 끌어온 평화협상 과정의 고비마다 양측의 발목을 잡은 걸림돌이 동예루살렘 문제였다. 역사적으로 여러 민족이 거쳐가면서 동예루살렘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등 3개 종교의 공동성지가 됐다. 이 곳에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 기독교 성지인 ‘겟세마네 동산’ 등이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 곳을 독립국의 수도로 삼으려 하고 이스라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동예루살렘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유혈분쟁도 동예루살렘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에서 촉발됐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