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지하철시리즈]"양키스" "메츠" 뉴욕 들썩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52분


《뉴욕은 지금 흥분으로 가득차 있다. 뉴욕을 연고로 하는 야구팀 뉴욕 양키스와 메츠가 결승에 올라 월드시리즈 자웅을 겨루는 ‘지하철 시리즈’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56년 브루클린 다저스와 양키스의 경기 이후 44년 만의 ‘지하철 시리즈’. 뉴욕타임스의 야구전문기자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전망할까.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성분은. 또 이번 경기가 뉴욕에 가져다 줄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뉴욕타임스 ‘지하철 시리즈’ 특집을 통해 열광하는 뉴요커들을 만나본다. 》

뉴욕에서 44년 만에 지하철 시리즈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의 야구 담당기자인 머레이 채스, 잭 커리, 버스터 올니, 타일러 케프너가 이번 지하철 시리즈의 의미, 두 팀의 선수들과 전략 등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채스〓오랫동안 메츠와 양키스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만큼 성적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동안은 양키스의 성적이 좋았다가, 그 다음에는 메츠의 성적이 좋았다가 그랬죠. 사실 지금 두 팀이 모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상태에서도 두 팀 선수들은 이것이 당연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보세요. 브레이브스는 아홉 번이나 연속해서 디비전 챔피언이 됐는데 올해에는 첫 관문조차 뚫지 못했습니다. 만약 브레이브스가 이겼다면 메츠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지붕 두가족 '외나무다리 만남'▼

▽올니〓시즌이 아직 6주 정도 남았을 때 폴 오닐과 나눴던 얘기가 생각납니다. 내가 “폴, 메츠는 요즘 정말 잘하고 있고 당신 팀도 괜찮아. 난 당신들 두 팀이 지하철 시리즈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라고 했더니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그런 걸 감당할 수 없어.난 그런 걸 감당할 수 없어.” 그는 지하철 시리즈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완전히 넋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 두 팀의 선수들이 운동장에 서서 과연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커리〓메츠는 비교적 심리적 압박을 덜 받고 있는 편입니다. 양키스가 이길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케프너〓만약 양키스가 이긴다면 메츠는 지난 몇 년 동안 양키스에게 짓밟힌 여러 팀 중의 하나가 되고 말 겁니다. 하지만 메츠가 이긴다면 86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성적이 무색해질 겁니다. 양키스가 메츠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양키스 팬들이 “그래, 우리가 졌다. 어쩔래? 우리는 25번이나 우승했는데 너희는 세 번밖에 이기지 못했어”라고 말한다면 메츠 팬들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래, 좋아, 하지만 너희는 우릴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라고요.

▼한식구 서로 다른팀 응원 흔해▼

▽커리〓사람들은 이번 지하철 시리즈 때문에 가족들 사이에 편이 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뉴욕에서 한 가족이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채스〓내 친구들은 벌써 얼마 전부터 서로 두 팀의 팬으로 갈려서 옥신각신하고 있습니다. 나는 두 팀의 팬들 사이에서 경쟁이 너무 심각하게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슈퍼볼 같은 경기가 열리는 동안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여기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은 경기 결과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사람은 팬들이 아니라 양키스의 구단주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메츠가 진다면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과 더블데이는 그 사실을 멋지게 받아들일 겁니다. 실망이야 하겠지만 그걸로 그만인 거죠. 하지만 양키스가 진다면….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봄에 벌어진 시범경기에서 양키스가 메츠에게 졌을 때 불같이 화를 냈던 일이 생각날 뿐입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양키스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경기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기 중에 선수들이 흥분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는 양키스의 클레멘스 투수가 반드시 누군가를 공으로 맞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시애틀과의 경기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두 번이나 그랬습니다. 그게 상대팀 최고의 타자를 위협하는 그의 방식이니까요. 2차전에서 이미 마이크 피아자와도 싸움을 할 뻔했잖아요.

▼투수 클레멘스 빈볼시비 우려도▼

▽커리〓그가 그 방법을 정말로 사용한다면 경기의 분위기가 분명히 변할 겁니다.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그가 로드리게스를 공으로 맞히는 것을 보고 매리너스의 선수들과 관중이 야유를 해댔는데 클레멘스가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그는 곧바로 똑같은 공을 또 던졌습니다. 경기를 좀더 두고봅시다.

(http://www.nytimes.com/2000/10/22/sports/22HOR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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