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환(宋文煥·26·서울대 수의학과 3)씨와 박윤주씨(朴允炷·24·미대입시학원 강사)는 11월5일 오후 3시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리는 결혼식 때 송씨의 98년생 콜리 수컷과 박씨의 97년생 닥스훈트 암컷에 사모관대를 씌우고 웨딩드레스도 입힌다. ‘개 사랑’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경남 진주에 사는 송씨의 부모는 “결혼식을 개판으로 만들 작정이냐”며 극구 반대했지만아들의 고집이 더 셌다. 결혼식에 필요한 개들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물론 전통한복도 이미 유명 디자이너에게 의뢰해두었다. 사회자와 주례도 있고 결혼행진곡도 있다. 맞절 키스 등의 절차 역시 훈련이 잘 된 개들이라 무리 없이 진행될 예정.
사람―개 합동 결혼식은 호주 미국 등 애완동물 선진국에선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지금까지 국내 애견산업은 개를 이용해 사람들의 재미를 늘리자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반려동물로 개를 인식한다면 개의 생명권과 권익 증진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개 관련 벤처 및 포털사이트 ‘베티즌(vetizen.com)’의 대표이기도 한 송씨는 11월1일 공식 오픈과 함께 애완동물 권익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베티즌’은 서울대 수의대 교수, 선후배들이 직접 참여 및 지원하고 있는 벤처기업. 서울대측은 수의학 분야의 정보화와 산학협동의 필요성에 공감해 이공계 지원 중심의 관례를 깨고 학내에 벤처설립을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이영순(李榮淳)수의대학장 등 일부 교수들도 제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베티즌’의 소액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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