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핼러윈 열풍]美 파티장 살인사건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0분


‘핼러윈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났다.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장난감 총을 들고 핼러윈 파티를 벌이던 배우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 황당한 일이 생겼다. 그런데 피살된 앤서니 드와인 리(39)는 평소 “내가 키가 큰 흑인이기 때문에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을까봐 두렵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는 것.

28일 오전 1시경 TV 드라마 ‘ER’ ‘NYPD 블루’, 영화 ‘라이어 라이어’ 등에 단역으로 출연한 바 있는 배우 리씨는 로스앤젤레스 서쪽의 호화 맨션 ‘베네딕트 캐니언’에서 친구들과 함께 핼러윈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같은 시간, 이들의 파티가 소란스럽다는 이웃의 신고에 따라 출동한 로스앤젤레스경찰국 소속 경찰관 태리얼 호퍼(27)는 파티장 창문을 통해 플래시를 비쳤다. 그러자 온통 검은 옷을 입은 리씨가 플래시 불빛을 향해 장난감 총을 겨눴고 이를 사격 자세로 오인한 호퍼씨의 권총이 불을 뿜었다. 로스앤젤레스경찰국의 경찰관들은 “호퍼씨에게는 잘못이 전혀 없다. 어떤 경찰관도 그런 상황이라면 즉각 응사하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리씨의 오랜 친구들은 “배우가 되기 전 흑인 갱단에서 활동했던 리씨가 청소년기를 회상해 핼러윈 파티 때마다 검은 옷에 장난감 총을 들고 나타났다”며 허탈해 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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