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폭탄테러 대법관 피살

  • 입력 2000년 10월 30일 23시 39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북동쪽 주거 및 상가지역인 아르투로 소리아 지역에서 30일 오전 9시15분경 호세 프란시스코 케롤 대법관이 타고 있던 차량에서 폭탄이 터져 케롤 대법관과 운전사, 경호원 등 3명이 숨지고 최소한 30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이 누구의 범행인지 즉각 밝히지 않았으나 스페인 라디오방송은 바스크 지방 분리독립 단체인 ETA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케롤 대법관은 대법원 군사법정 담당 판사이며 폭탄이 터진 차량은 대법관의 관용 차량이라고 스페인 관리들은 밝혔다.

사건 당시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의 운전사와 승객 3명을 포함해 약 30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이중에는 상당수의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6명은 사건 현장에 급파된 응급구조대에 의해 긴급치료를 받았다.

또 시내버스를 포함해 30여대의 차량이 부서지거나 불탔으며 인근 건물의 유리창과 벽 등이 파손됐다.

아르투로 소리아 지역은 대사관 건물과 학교 은행 상점 등이 밀집한 곳으로 사건이 일어난 시각이 출근시간이어서 부상자가 많았다.

목격자들은 케롤 대법관의 차량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차가 불길에 휩싸인 채 공중으로 튀어올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ETA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증거 인멸 차원에서 폭파시켜 왔다는 점을 감안, 범인들이 타고 왔던 또 다른 차량의 폭발사고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인근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사고 현장이 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피해를 보았으며 경찰이 출입통제선을 설치한 사고 지역에는 짙은 화염이 상당시간 계속됐다고 말했다.

ETA는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부와 맺은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후 지금까지 19명이 사망한 각종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아 왔다.

스페인 정부에 따르면 ETA는 68년부터 분리독립 무장투쟁을 벌여 지금까지 정치인과 정부관리 등 80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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