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한반도 전쟁위기 가까스로 넘겨"… 美문서

  • 입력 2000년 10월 31일 09시 58분


미국과 북한 간에 새로운 화해의 시대가 열릴 희망이 대두된 가운데 30일 새로 공개된 미국 국무부 공식 문서들은 60년대 한반도에서 아슬아슬한 전쟁 위기가 가까스로 넘어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월남전쟁에 골몰하던 린든 B.존슨 전 대통령(36대:1964-1968)시대의 외교정책에 관해 밝히고 있는 이 문서들은 당시 美행정부가 북한과의 긴장관계를 억제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북한이 68년 1월 특공대원들 남파, 청와대를 습격하여 박정희(朴正熙)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드라마(1.21사태)가 실패로 돌아가고 곧이어 미국 정보수집함푸에블로호가 "간첩혐의"로 북한에 나포됐을 때 1950-53년 한국전쟁후 성립된 깨어지기쉬운 휴전은 극도의 위험에 처했다.

특히 68년 1월 푸에블로 호 나포사건은 존슨 행정부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이무렵 국무부에 의해 작성된 국가안보 기록들을 보면, 존슨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포함한 여러가지 군사적 대응을 고려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당시 베트남전에 깊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전선을 만들어 전쟁을 수행한다는 것은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대북한 공격 선택은 배제했다.

이렇게하여 북한과 판문점에서 29차례에 걸친 우여곡절의 협상을 벌인 끝에 그해 12월 생존 승무원 82명을 석방시킨 협정을 이끌어냈다.

또다른 한반도의 일촉즉발의 상황은 그후 카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사이러스 밴스 특사가 급거 서울로 달려가 한국이 북한에 1.21사태에 대한 보복을 가하지 말도록 설득함으로써 모면할 수 있었다.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1.21사태는 한국을 격분시켜 북한에 대한 무력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것이 한반도에 새로운 전면전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다.

존슨 대통령은 밴스 특사를 파견하여 한국에 대한 "도덕적, 군사적 지원증강을 다짐"하고 한국의 對北 군사보복 감정을 무마시켰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bskim@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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