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브와르 출신 작가 아마두 쿠루마(73)는 아프리카 소년 병사의 눈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그린 소설 '알라신은 의무가 없다'로 30일 발표된 르노도상 수상자로 뽑혔다. 그는 같은날 발표된 공쿠르상의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프랑스 유학후 망명자로 알제리 카메룬 토고 등지를 떠돌아야 했던 쿠루마씨는 70년 과거 프랑스의 아프리카 식민정책을 희화화한 첫 소설 '독립의 태양'을 발표,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독립의 태양'은 몇 년뒤 캐나다와 프랑스 쇠이유출판사에서 간행됐고 벨기에 한림원상을 받았다.
20년의 침묵끝에 90년 발간한 '몬네, 모독과 도전'은 신 인권상과 아프리카 문학대상을, 토고의 군사독재자를 신랄하게 풍자한 '야생동물의 투표를 기다리면서'는 지난해 프랑스 문인협회대상과 리브르 앵테르상을 각각 수상했다.
르노도상 수상작 '알라신은 의무가 없다'는 그의 네 번째 소설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간의 전쟁에 휩쓸린 소년 병사의 목소리로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고 있다. 그는 문학행사에 참석했던 한 소년으로부터 아프리카 내전에 대한 얘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창작 동기를 밝힌 적이 있다.
94년부터 고국에서 불어로 작품을 쓰고 있는 쿠루마씨는 30일 수상소식을 듣고 "이번 수상은 내 개인이 아니라 불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인 전체와 코트디브와르 국민들에게 수여되는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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