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후보는 이날 미주리와 위스콘신주에서, 고어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와 일리노이주에서 유세를 벌였다.
부시 후보는 자신의 감세 정책을 중점적으로 설명한 뒤 “연방 정부의 재정 흑자는 국민의 돈이지 정부의 돈이 아니다”며 이를 유권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그는 “고어 후보는 고율의 세금정책과 거대한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며 “그의 정책은 결국 흥청망청 세출을 늘려 인플레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어 후보는 “공화당이 집권하면 다시 재정 적자와 경기 후퇴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부시 후보가 텍사스 주지사로 재임하면서 환경 정책에 실패하는 바람에 텍사스의 공해가 미국에서 제일 심하게 됐다”고 비방했다. 한편 이날 메인주의 한 TV 방송은 부시 후보가 76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50달러를 물고 2년간 면허가 중단된 전과가 있다고 보도, 대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부시 후보는 즉각 “그같은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때 교훈을 얻어 술을 끊었다”고 시인했으나 선거를 며칠 앞두고 이같은 폭로가 이뤄진데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발표된 CNN방송과 USA투데이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의 공동 조사에선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를 47%대 43%로 앞섰다. 또 워싱턴포스트지 조사에서는 부시 후보 48%, 고어 후보 45%로, 로이터통신과 MSNBC방송 등의 조사에선 부시 후보 45%, 고어 후보 42%로 나타나 여론조사에선 여전히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를 약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 등의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등 9개 경합 주에선 고어 후보가 부시 후보보다 다소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위스콘신 워싱턴 등 6개 주에서, 부시 후보는 오하이오 미주리 테네시 등 3개 주에서 각각 상대를 리드하고 있다.
선거인단은 부시 후보가 217명(25개주), 고어 후보가 215명(13개주)을 확보했으며 경합중인 선거인단은 106명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치열한 접전 때문에 대선 결과가 조간 마감 시간 이후인 8일 오전1시(한국 시간 오후3시)경에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마감 연장과 배달 수단 확보로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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