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눈 터지는 반집 승부'

  • 입력 2000년 11월 8일 00시 31분


21세기 미국의 첫 대통령을 선택하는 선거가 미국 동부 시간으로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7일 오후 8시)뉴욕 버지니아 코네티컷주 등 동부지역 부터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3분의1(34명) 하원의원 전원(435명)과 주지사, 주의회의원, 시장, 경찰서장등 각급 지방 공직자도 함께 선출된다.

투표 마감과 함께 주별로 개표가 시작됐으나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막판까지 예측이 힘든 치열한 각축을 벌여 동부시간으로 이날 자정(한국시간 8일 오후2시)이 지나야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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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들은 지금까지 출구조사결과를 보도해 왔으나 이번선거에서는 이를 방송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는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방송하는 것은 투표가 끝나지 않은 지역 유권자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사이트가 출구조사결과를 보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경우에도 각 방송이 출구조사결과를 방송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전체 유권자 2억여명 가운데 1억5천여만명이 이번 선거를 위해 등록했지만 실제투표자는 1억명에도 못미쳐 4년 전의 투표율 49.08%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 6일 오후 공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고어는 예상 선거인단수와 전국 지지율에서 부시를 막판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스전문케이블 MSNBC와 로이터통신이 지난 4~6일 예상투표자 약 1200명을대상으로 실시한 후보별 지지율(오차범위 ±3%포인트)에 따르면 고어 48%, 부시 46%,랠프 네이더 녹색당후보 4%, 팻 뷰캐넌 개혁당후보 1%의 순이었다.그러나 다른 여론조상서는 여전히 부시가 오차범위내에서 고어를 앞섰다.

고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나마 부시를 추월하기는 열흘만에 처음으로 고어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5%내외로 부시에 뒤져왔으나 선거전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그 격차를 좁혀왔다.

유에스에이투데이-CNN-갤럽 6일자 조사에서도 부시 47%, 고어 45%로 지지율차가 전날의 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

MSNBC-로이터 조사를 의뢰받은 여론조사가 존 조그비는 "고어가 18~29세 유권자지지율이 부시보다 2대1정도 높다"며 "이들 젊은층이 네이더 지지에서 고어 지지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 방송도 지난 1주일간 43%내외에 불과했던 고어지지율이 45%로 오른 것은 부시의 지지율 감소 때문이라기 보다는 일부 부동층 및 네이더 지지자들이 고어쪽으로 돌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대선을 보면 선거 막판에 어느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런 경우 투표 당일 실제 득표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허수'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안에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며 총득표에서는 이기고 선거인단 선거에서 지는 미 역사상 4번째 이변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로이터가 7일자로 비공식 집계한 예상선거인단수에 따르면 고어가 14개주와 워싱턴DC에서 확실 또는 근소한 우세로 230명을, 부시가 25개주에서 224명을 확보하고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고어는 지난 며칠간 부시에게 10명내외로 뒤져 있었다.

플로리다, 미주리, 오리건, 위스콘신 등 10개주 84명은 경합으로 분류됐다.

두 후보 모두 당선권인 270명에서 40~60명이 모자라기 때문에 경합주의 향배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고어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2차 대전 이후 3번째 연속 집권을 기록 하게 되고, 부시 후보가 이기면 미 역사상 두번째 부자 대통령이 탄생된다.

부시 후보는 이번 선거의 마지막 유세를 고어 후보의 고향인 테네시주에서 시작,클린턴 대통령의 텃밭인 아칸소에서 마감하는 `정면 돌파 작전'을 감행하며 승리에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근 하루 두세 시간을 자면서 강행군을 거듭해온 고어 후보는 이에 맞서 마지막 30시간동안 아이오와, 미주리, 미시간, 플로리다, 테네시 등 5개 격전지를 돌며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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