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조디’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했던 ‘메리’는 수술도중 숨졌다.
쌍둥이가 태어난 영국 맨체스터 세인트 메리 병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0시간에 걸친 ‘마라톤’ 분리수술이 성공,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조디는 수술 후 일단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메리는 당초 예상대로 숨졌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현재 수술 후 나타나는 복합증세와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조디의 생존가능성은 72시간이 지나야 최종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몸이 거꾸로 맞붙은 채 태어난 조디와 메리 샴쌍둥이는 이날 서로 붙은 내장과 척추신경의 분리수술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메리’는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숨졌다.
수술에는 신경전문가와 외과의 등 20여명의 영국 최고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로마 가톨릭 신자인 쌍둥이의 부모는 당초 아이들을 분리하는 것은 ‘신의 뜻’이 아니며 둘 다 죽는 일이 있더라도 그대로 자라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의사들은 메리가 조디의 몸에 붙어 심장과 폐 기능을 의지한 채 생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조디도 죽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이에 따라 이들을 분리하지 않을 경우 석달이 되는 11월안에 둘 다 죽게 될 것이라며 분리수술을 법원에 신청했다.
가톨릭 교회와 생명단체 등은 부모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며 수술을 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아이를 죽게 만드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3일 고등법원이 종교적인 이유로 수술에 반대한 쌍둥이 부모의 항소에 대해 최종적으로 패소판결을 내려 부모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술이 강행됐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