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하 미 동부시간) 실시된 대선의 개표 결과 플로리다와 오리건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260명,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24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나 2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의 개표가 종료되지 않아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에서는 8일 오전(한국시간 9일 오전) 현재 부시 후보가 290만9199표를 얻어 고어 후보를 1655표(AP통신 비공식 집계) 앞섰으나 부재자 투표 개표가 끝나지 않은데다 재검표까지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대선이 사상 최초의 격전을 벌인 탓에 CNN방송 등 미 언론은 8일 오전 부시 후보가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1명을 확보,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가 1시간 30분 뒤 취소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플로리다주는 해외 거주 부재자 투표의 경우 투표일 이내의 소인이 찍혔으면 관례적으로 투표일 이후 10일까지 선관위에 도착해도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어 관례대로라면 이번에는 17일이 돼야 개표가 완료된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인 밥 버터워스는 “가능한 한 빨리 최종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8일 또는 9일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당선자 확정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측은 남아있는 부재자 투표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부시후보와 고어후보의 표 차이가 워낙 적어 우열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플로리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득표차가 전체 투표수의 0.5% 미만일 경우 재검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재검표에도 돌입했다.
미 ABC 방송은 또 플로리다주 투표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혼란은 각 주에서 단 한표라도 많은 득표를 한 후보가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제도 때문에 빚어졌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해 94년부터 지속된 입법부 지배를 계속하게 됐으며 뉴욕주에서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대통령의 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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