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전체 개표에 합산하라고 판결하면서 그 시한을 예상보다 빠른 27일 오전 9시로 한정했기 때문에 주대법원의 판결은 3개 카운티의 재검표 요원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23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최대의 축제인 추수감사절 연휴까지 반납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현재 3개 카운티 가운데 브로워드는 609개 전 선거구에 대한 재검표를 완료했다. 공식 결과 발표만 남은 셈. 현지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고어가 118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팜비치의 경우 531개 선거구중 20%에 해당하는 104개를 끝낸 상태. 하지만 민주당의 기대와는 달리 고어 후보는 단 3표를 추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20일 가장 늦게 수작업 재검표를 시작한 플로리다주 내 최대 카운티인 마이애미데이드는614개 선거구 가운데 22%가 조금 넘는 137개의 수작업 재검표를 끝낸 결과 고어가 157표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고어는 총 278표를 추가해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의 표차를 930표에서 652표로 줄였다. 그러나 역전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버거운 상황이다.
당초 23일부터 재검표 작업을 중단하고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하려 했던 팜비치와 마이애미데이드의 재검표 요원들은 휴일 없이 검표작업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2개 카운티는 각각 22일 오전 7시와 8시부터 다시 재검표에 들어갔다.
전 선거구에 대한 재검표 작업을 마친 브로워드 카운티는 1100표에 달하는 해외부재자 투표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역시 22일 오전 8시부터 시작했다.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과연 26일 오후까지 수작업 재검표가 완료될 수 있을지의 여부다. 브로워드는 해외부재자 투표의 재검표만 남아 있어 아무 문제가 없으나 팜비치와 마이애미데이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팜비치 선관위의 한 관리는 “마감시한을 맞추기 위해 추가 개표요원까지 동원하겠다”면서 “마감시한 준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애미데이드는 공식적인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재검표 완료까지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우세하다. 당초 마이애미데이드는 12월1일까지 검표를 마칠 계획이었기 때문. 일부 선거전문가들은 “2개 카운티의 재검표를 모두 완료하더라도 고어가 역전하기는 무리”라면서 최대 600표 내외를 따라잡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