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후보 진영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이들 카운티의 투표용지를 재검표하면 고어후보의 승리가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재검표가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는 수작업 재검표에 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 1일 이에 대해 심리하는 연방대법원이 만일 수작업 재검표가 연방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할 경우 고어측의 법정투쟁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반대로 수작업 재검표의 합법성이 인정될 경우엔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 선출일인 12일 이전까지 재검표를 마치는 일이 큰 과제다.
민주당은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이 지난달 28일 민주당의 긴급 재검표 요청을 기각, 2일 재검표 여부를 심리키로 한 것이 사실상 12일 이전에 재검표 완료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 대법원에 상고한 것도 바로 그 때문.
고어후보는 지난달 28일 논란이 된 1만3000여표에 대한 재검표를 다음날인 29일부터 5일까지 진행하면 공화당의 항소와 상고를 감안하더라도 9일엔 당선자를 확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만일 법원이 공화당의 요구대로 111만여표를 모두 재검표키로 할 경우엔 선거인단 선출일 이전에 이를 완료하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시간에 쫓기는 고어후보로선 법정 투쟁을 통한 당선 쟁취가 이래저래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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