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런던을 잇는 고속전철 유로스타의 중간기착지인 캔트지방의 애쉬포드는 지리적으로 프랑스에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프랑스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애쉬포드 상공회의소에 등록된 프랑스 기업은 350개. 하루에 1개 꼴로 프랑스 기업들이 옮겨오고 있으며 프랑스 식당과 빵집 등 부대시설까지 들어서면서 프렌치 타운 을 형성하고 있다.
켄트지방에서 회계 자문일을 하는 필립 브라말은 “프랑스의 경우 기업인들이 1년에 평균 36가지의 고지서를 받지만 영국의 경우는 사회보장보험과 세금고지서가 고작”이라며 “프랑스의 관료주의와 기업주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는 조세제도가 프랑스기업들의 영국 이주붐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최근 애쉬포드로 이전한 프랑스 최대의 휴대전화수리회사 SBE의 자비에르 랄루에부장은 소득세와 사회보장보험료, 법인세 등 모든 종류의 세금과 사업환경 면에서 영국이 프랑스보다 조건이 좋다 고 말했다.
프랑스의 최고 소득세율은 54%나 되지만 영국은 40%이고, 프랑스에서 기업주가 직원을 고용하려면 사회보장보험을 포함해 인건비의 48%를 세금으로 내야하지만 영국에서는 32%면 충분하다.
올해 초 프랑스의 톱모델이자 프랑스를 상징하는 마리안느로 선정된 레티시아 카스타가 런던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부각된 프랑스 신층 부유층들의 조세 피난 이민이 이제 일반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