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의석 120년만에 50석씩 양분

  • 입력 2000년 12월 3일 18시 57분


의회 선거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 선거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의 마리아 캔트웰 후보(42·여)가 공화당의 슬레이드 고튼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1일 발표된 최종집계에서 하원의원 출신의 캔트웰 후보는 상원 3선관록의 고튼 후보를 2259표차로 따돌렸다. 캔트웰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지난 24일의 기간은 나와 선거운동원들에게 생애에서 가장 지루하고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며 미소지었다. 이로써 미국 상원의 민주 공화 양당의 의석수는 1880년 이후 120년 만에 처음으로 50 대 50으로 양분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상원에서 소수당이 될 수밖에 없는 아쉬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경우 러닝메이트인 딕 체니가 상원의장이 돼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기 때문.

반대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에 동시에 당선된 조지프 리버맨 부통령이 의석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50석 대 49석이 된다. 그리고 규정에 따르면 코네티컷주의 공화당 주지사가 공석인 상원의원직에 공화당 의원을 임명할 것이므로 결국 공화 51석 대 민주 49석이 되는 것.

재미있는 것은 민주당이 내년 초 단 17일 동안 상원의 다수당이 된다는 사실. 내년 1월3일 의회가 개원하게 되면 현 50 대 50의 의석분포에서 부통령인 고어가 1월20일 신임 대통령 취임식까지 계속 상원의장을 맡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원의 양당 지도부는 17일 동안 민주당의 톰 대슐 의원이 다수당의 원내총무를 맡는다는 데 합의했다. 물론 대통령 취임일 이후에는 부시와 고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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