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혁명 동지였던 프랑스 지식인 레지 드브레(60·사진)가 최근 주간 렉스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본분을 잃은 오늘날의 지식인을 질타한 내용이다.
그는 프랑스 최고 명문인 고등사범학교 출신으로 60년대 혁명운동이 거세던 남미로 건너가 체 게바라의 게릴라 부대에 투신했다가 볼리비아에서 체포돼 3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프랑스 정부의 노력으로 70년 석방된 뒤 81∼88년 당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 자문역을 지냈다.
그는 19세기말 이후 학교와 열차 전기의 등장, 신문 팜플렛 등의 보급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면서 지식인의 발언권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른바 ‘드레퓌스 사건’ 때 지식인의 본분을 보여준 작가 에밀 졸라의 팜플렛 ‘나는 고발한다(1898)’ 이후 지식인의 사회 참여가 활발했지만 이제는 경박한 ‘시류 타기’만 성행, 그 효력은 다했다고 주장했다.그는 “최소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장 폴 사르트르 시대에는 그래도 계간지 리듬에 맞춰 깊이 있는 사회 비판을 하려 들었지만 지금 지식인은 주간지에 자신을 맞추려 들고 있다”며 “지식인은 무대에서 내려와 출발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