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유럽 각 국에서 모여든 노조 및 반(反)세계화 단체 회원들의 시위와 이를 제지하려는 수천명의 경찰이 뒤엉켜 정상회담장인 아크로폴리스센터 일대는 6일에 이어 7일에도 아수라장이 됐다.
회담 개막 1시간 전부터 ‘연방형태 유럽 반대, 사회주의 유럽 찬성’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메웠던 시위대는 7일 오전 각 국 정상들이 아크로폴리스센터로 입장할 무렵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날 유럽 각 국 노조로 구성된 유럽노조연맹(CES)과 농민연맹 빈민협회 등 반세계화 단체 회원, 바스크 분리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 코르시카 민족주의자 등이 혼합된 40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중상자 1명을 포함해 경찰 20명이 부상하고 시위대의 7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회담장 주변 상가 진열장의 유리창 수십장을 깨고 사무실의 기물을 약탈하기도 했으며 근처에 있는 파리국립은행(BNP)지점과 소방서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헬기가 상공을 선회하며 시위대의 동태를 감시했으며 진압복을 착용한 경찰과 헌병 수천명은 아크로폴리스센터 주변 도심 곳곳에 시위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치고 교통을 통제했다.
노조단체들은 기본권 헌장 채택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반세계화 단체들은 기본권 헌장이 기득권층의 권리만 옹호하고 있다며 헌장 자체를 거부하는 등 시위단체에 따라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예정인 유럽 기본권 헌장과 국제교역에 영향을 미칠 EU 회원국 정부의 거부권 축소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니스〓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