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하나의 중국' 암시한 노래 금지곡 선정 파문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27분


대만 행정원이 화교 관련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과 화교 대표에게 ‘하나의 중국’을 암시하거나 연상시키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금지해 야당의 비난을 사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대만 행정원의 우신싱(吳新興) 부위원장이 긴장관계에 있는 중국정부가 강조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거부감에서 최근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7일 전했다.

야당인 국민당은 “일개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 때문에 화교사무를 자의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화교를 이반자, 대륙지지자로 만들고 있다”고 이 같은 지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최근 다수 야당인 국민당은 집권 민진당의 각종 정책과 방침에 거듭 반발하고 있다. 민진당 정권은 국가휘장이 장기집권 끝에 올해 정권을 내놓은 국민당의 휘장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해외공관이나 주재사무소에 대해 국가 휘장 대신 매화 도안이나 국기를 사용하도록 지시해 국민당의 반발을 샀다. 또 10월에는 한자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방식과 관련해 중국정부가 사용하며 국제적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는 방법 대신 독자적인 표기 방식을 채택하기로 해 야당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중국 최대 성씨인 ‘장(張)’을 예로 들면 기존 방식으로는 ‘ZHANG’로 표기되나 새로운 방식으로는 ‘JHANG’가 된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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