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연설 요지]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7분


오늘의 영광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와 한국민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통령이 된 이후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햇볕정책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우리의 일관된 자세와 세계 모든 나라의 지지로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참으로 힘든 협상이었습니다. 저는 김정일(金正日)위원장에게 “4강에 둘러싸인 우리로서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필수불가결하며, 통일후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정일위원장은 뜻밖에도 종래의 주장을 접고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참으로 뜻깊은 결단이었습니다.

제가 민주화 투쟁을 할 때 언제나 부닥친 반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시아에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치 않으며 그러한 뿌리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아시아에는 오히려 서구보다 훨씬 더 이전에 인권사상이 있었고, 민주주의와 상통한 사상의 뿌리가 있었습니다.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사람 섬기는 것을 하늘 섬기듯 하라’. 이런 것은 중국이나 한국 등에서 근 3000년 전부터 정치의 가장 근본 요체로 주장되어온 원리였습니다.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 가치인 동시에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민주주의가 없는 곳에 올바른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없으며, 시장경제가 없으면 경쟁력있는 경제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국의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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