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증언〓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근무했던 스즈키 요시오(鈴木良雄부·80)와 가네코 야스지(金子安次·80)는 10일 군위안부의 실상과 강간경험 등을 생생히 증언했다.
스즈키씨는 “어떤 부락인지는 잊어버렸지만 여자를 끌어내 6명이 윤간한 적이 있다”며 “상관들이 ‘여자들은 전부 죽여도 된다’고 말해 어차피 죽일 바에는 강간을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네코씨는 “전쟁이 끝나기 직전 군대가 옮겨가는 곳마다 이미 군위안소가 설치돼 있었고 일본군이 한 달에 한 번씩 위안부에 대해 위생검사를 했기 때문에 일본군이 위안부를 관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조선인 위안부는 간호부를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위안부가 됐다고 말했다”면서 “그녀는 분하고 원통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도망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말해 군위안부의 자발성을 부인했다. 그는 “상관들이 적성(敵性)지구에 들어갈 때는 뭐든지 해도 좋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강간을 해도 좋다는 뜻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들 두 사람은 “전쟁에서의 성폭력이 알려지지 않으면 전쟁의 실상을 알 수 없다는 생각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증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사논고〓위스티냐 드루고폴(호주 프린더즈대학 교수) 수석검사는 “일본정부는 이제 자신이 저지른 잔학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할 때가 됐다”며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은 일본정부가 강간과 성노예제도에 간여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드루고폴 수석검사는 군위안부에 동원된 여자들은 유괴된 미성년자였고 완전히 인간성을 부정당했으며, 위안소가 제도적으로 설치됐다는 점에서 일본의 책임을 엄히 추궁하고 충분한 배상을 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논고했다.
▽피해자 증언〓9, 10일 이틀간 증언한 피해자는 중국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 7개국 출신. 증언자들은 한결같이 일본군의 잔학상과 강제성을 강조했다. 이날 증언에서는 동티모르 지역에도 일본군 위안소가 최소한 13개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군위안부에 대한 국가 책임문제도 집중 거론했다.
일본측 전문가들은 “일본정부는 군위안부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확실하게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10일 법정이 폐정된 뒤 위안부였던 한국의 윤순만 할머니(73)가 갑자기 단상으로 올라가 판사단과 검사단에 수차례나 큰절을 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윤씨는 13세 때 일본으로 끌려가 수년간 위안부생활을 강요당했으며 부모와 형제 등은 모두 강제징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