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열흘 뒤 소년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다. 11월 8일 같은 장소서 열린 시위에 참가해 돌을 던지던 소년은 이스라엘군쪽에서 날아온 총탄에 목을 관통당했다. 쓰러져 있던 소년이 병원에 옮겨졌을 때는 이미 숨이 끊긴 뒤였다. 15세 생일을 몇 주 앞둔 날이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이 소년의 죽음을 전하면서 ‘팔레스타인은 순교자를 얻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도를 표시했다.
부모와 8형제가 난민촌에 살았지만 소년은 축구를 좋아하는 명랑한 학생이었다. 9월 이스라엘측과 팔레스타인측의 충돌이 시작된 이후 그는 수업이 끝나면 시위현장으로 달려가곤 했다. 평소 친구들에게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해 순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는 소년은 결국 그 말대로 되고 말았다. 소년이 숨진 뒤 탱크에 돌을 던지던 사진은 곧 달력과 포스터로 만들어졌다. ‘골리앗을 향해 돌을 던지는 다윗’이란 이름이 붙은 이 사진은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벽과 사무실에 붙여졌다.
아들의 싸늘한 시신을 안고 아버지 아남 오데흐(40)는 “탱크 앞에 선 네 사진을 보면 심장이 뛴다. 내 아들이 영웅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비통함을 감추려 했다. 어머니는 “내 아들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