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은 12일 오후 10시경(한국시간 13일 정오경) 논란이 돼온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는 위헌이라며 이를 재심하도록 사건을 플로리다주 대법원에 파기환송, 사실상 부시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
연방대법원 판사들은 이날 7대2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재검표 결정은 연방헌법의 투표자 평등대우 조항을 위반한 것 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판사들은 또 5대4로 이같은 위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재검표 결정을 파기,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연방헌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재심하라 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로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에 걸린 선거인단 25명을 추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넘겨 271명을 확보했다. 부시 후보 진영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총체적 승리 라고 평가하며 고어 후보의 즉각적인 패배 인정을 촉구했다.
이로써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그의 아들 부시 후보는 미 역사상 두 번째의 부자 대통령 이라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부시 후보는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에는 성공했으나 개표 혼란으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맡게 됐다. 차기 미 대통령은 내년 1월20일 취임한다.
한편 윌리엄 데일리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13일 오전(현지시각) 짤막한 성명을 통해 "고어 후보가 민주당 재검표 추진위원회의 활동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오늘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 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익명의 보좌관들을 인용해 고어 후보가 패배를 승복하기로 결정했다"며 "대국민 연설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