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후보의 플로리다주 선거소송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12일 “부시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딕 체니 후보가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기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두 진영의 관계자들은 그간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왔다”고 덧붙였으나 분열된 국론을 의식한 듯 부시 후보의 승리 선언을 하거나 고어 후보의 패배 인정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한편 고어 민주당 후보의 선거본부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은 “고어 후보와 조지프 리버맨 부통령 후보는 판결문을 검토 중”이라며 고어 후보가 13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 전 장관은 “판결이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어의 몇몇 고위 참모들은 이날 밤 패배를 인정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고어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 렌들 민주당전국위원회 의장은 “고어 후보가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토리첼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대권경쟁은 결론났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며 고어 후보가 이번 판결을 정중히 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고어 진영의 변호사인 덱스터 더글러스는 “우리가 진 것 같다”면서 “더 이상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이번 판결은 우리가 재검표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