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극물 쌀' 유통 파문…"한국수입 현미는 안전"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중국에서 유독약품으로 처리된 쌀인 독미(毒米)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독미는 백랍유(白臘油)라는 공업약품으로 묵은 쌀을 처리해 마치 햅쌀처럼 윤기가 나게 만든 것. 이 쌀로 밥을 지어먹으면 심한 구토와 설사 증세가 나타나며 심하면 목숨도 잃게 된다. 광둥(廣東)성 선전에서는 13일 주민 10명이 이 쌀을 먹고 중독증세를 보였으며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에서도 3명의 중독자가 나타났다. 독미공포는 8일 광둥성에서 백랍유로 가공한 쌀이 시중에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이 보도 이후 중국 정부는 전국에서 유통되는 쌀을 대상으로 일제 단속을 펴 광둥성에서 145t,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台)에서 40t, 산둥(山東)성 옌타이(延臺)에서 10여t 등 수백t의 독미를 찾아냈다.

조사 결과 독미는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에 있는 일부 쌀 가공업자들이 쌀값을 올려받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언론들은 독미공포가 확산되자 쌀 감별 전문가까지 동원, 쌀에서 유난히 광이 나거나 기름냄새가 나고 손에 기름기가 묻어날 경우 독미로 의심하도록 소비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독미공포가 한국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독미는 도정된 묵은 쌀에 파라핀을 입혀 윤기가 나도록 한 것인 데 반해 중국산 수입쌀은 현미상태로 수입돼 한국에서 백미로 도정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라고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설명했다.중국산 쌀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 등을 통해 연간 9만t이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이 쌀들은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 일대에서 수확된 동북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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