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시대]파월 국무장관 지명자 흑인 美 최고위직에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지금의 내 모습이 미국의 젊은 흑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하면 못 이룰 게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흑인으로는 미 역사상 최고위직인 국무장관에 지명된 콜린 파월 전합참의장(63)이 16일 밝힌 소감 중 한 대목이다.

1937년 4월 뉴욕 할렘에서 자메이카 이민 2세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파월은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 낸 미 흑인 사회의 상징적 인물이다. 정원사와 건물 관리인, 공사 현장 책임자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침모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뉴욕시립대(지질학 전공)에서 학군장교(ROTC) 과정을 이수, 군과 인연을 맺었다.

58년 조지아주 포트배닝 기지에서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한 파월은 2차례의 부상까지 입었던 베트남전에서 ‘명예전상장’ 등 여러 개의 훈장을 받았다. 83년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 밑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워싱턴 정계에 입문했다.

87년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부시 정권에서 최연소 합참의장에 오른 그는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이후 미국내에서 초당적인 지지와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 왔다.

그는 93년 퇴역한 뒤 청소년 운동단체인 ‘미국의 약속’ 회장으로 활동해 왔으며 94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장관직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 96년 대선 때 최초의 흑인 대통령감이라는 찬사까지 받았고 이번 대선에서도 공화당의 부통령감으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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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기 전에 심사 숙고하라. 한번 결정하면 속전속결한다”가 좌우명.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95)’에서 73∼74년 복무한 주한 미군 시절이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경험이라고 소개하는 등 한국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앨마와의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약력▼

△37년 뉴욕 빈민가인 사우스브롱크스 출생

△58년 뉴욕시립대 졸업,ROTC소위로 임관

△62년 베트남전 참전

△72년 조지 워싱턴대 MBA과정 수료

△76년 101공정여단장

△83년 캐스퍼 와인버거국방장관 수석보좌관

△89년 평화시 미국 최연소 육군 대장 진급 미국 첫 흑인 합참의장

△91년 걸프전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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