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23일 총선…코슈투니차 경제재건 박차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8시 50분


유고 연방 세르비아 공화국에서 23일 총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10월7일 시민혁명을 통해 집권한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 취임 후 그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유엔 등 국제기구에 가입 또는 재가입했으며 한때 전쟁을 벌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와 수교했다.

또 경제 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유럽연합(EU)에서 2억달러,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억5100만 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짧은 동안 이룬 이같은 업적 때문에 의원 250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코슈투니차가 이끄는 세르비아 민주연합(DOS)은 압승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8개당 연합체인 세르비아 민주연합은 71∼79%, 현재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은 7∼13%의 지지를 각각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되면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선거 후 의회를 완전장악하게 돼 각종 정책을 강력하게 펼칠 수 있게 된다. 특히 코소보 전쟁을 주도한 밀로셰비치 전대통령 처리에 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을 전범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넘기는 것은 반대해왔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를 어떤 형태로든 처벌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을 일부 수용해 자국 법정에 세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후 코슈투니차대통령은 본격적인 경제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새 화폐(20 50 100디나르 짜리)를 발행해 화폐개혁을 예고했다. 화폐개혁을 통해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고 기득권층의 ‘검은 자금’ 을 사회에서 격리하려는 것이다. 경제 재건이 제대로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78일간에 걸친 폭격과 경제봉쇄로 기반 시설이 붕괴됐기 때문.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89년의 40% 수준이며 실업률은 50%, 물가상승률은 110%에 이른다. 또 서방선진국의 자금지원도 밀로셰비치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넘기는 조건과 맞물리면 코슈투니차대통령에게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