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5일 0시 바티칸에서 열린 성탄전야 자정미사에서 유혈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중동지역의 평화 회복을 특별히 강조.
교황은 “나는 정치적인 곤경에 처한 베들레헴을 포함한 성지들에서 성탄절을 축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며 “오늘밤 그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들이 교회가 그들에게 매우 가까이 있음을 느끼기 바란다”고 기원.
이날 미사는 ‘2000 성년(聖年)’을 맞아 모여든 10만여명의 순례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성 베드로 성당 내부가 아닌 성당 앞 광장에서 촉촉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으며 교황은 감기에 걸린 듯한 목소리였지만 힘차게 메시지를 낭독.
교황은 24일 낮 12시에 발표한 성탄메시지에서 “모든 가정이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외로움과 고통 속에 쓸쓸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
○…성탄절이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순례자가 찾아와 성대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던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24일 팔레스타인 주민과 소수의 관광객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축하행사를 개최.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들레헴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3개월 동안 계속된 유혈사태 때문에 인적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방문객이 급감. 기념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처럼 우울하고 한산한 성탄절은 처음”이라며 “두달 동안 아무것도 팔지 못했다”고 한숨.
○…성탄 전야인 24일 밤 인도네시아 6개 도시의 성당과 교회, 기독교도 가정 등에서 잇단 폭탄테러가 발생해 경찰을 포함해 적어도 15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
수도인 자카르타에서는 반경 2㎞ 이내에 있는 성당과 교회 5군데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수마트라섬 페칸바루에서는 폭발물 제거작업 도중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경찰 4명이 숨지기도.
○…러시아 정교회의 관례에 따라 성탄절이 1월7일인 러시아의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도 24일 밤 수많은 전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중심으로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들어 축제 분위기를 만끽.붉은 광장 한쪽에 전날 처음 문을 연 스케이트 링크에는 밤늦도록 수많은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얼음을 지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