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선자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노먼 미네타 현상무장관을 교통장관,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을 에너지장관, 린다 차베스(여) 공화당 선거본부 본부장을 노동장관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한 달이 넘는 검표 혼란 끝에 지난달 12일 당선이 확정됐던 부시는 이로써 꼭 4주일만에 각료 인선을 마치는 초단기 조각 기록을 세웠다. 과거의 경우 조지 부시 전대통령은 9주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8주일이 걸린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셈이다.
2일 지명된 3명의 각료중 민주당원인 미네타는 선거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여야 화합 차원에서 배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히스패닉계(노동,주택)와 아랍계 흑인(에너지)이 포함됐는가 하면 내무 농부 등 4개 부처에 여성이 포진, 인종 성별 당적을 넘어 다양한 내각이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무 국방 법무 등 미국의 외교 안보 책임자들은 보수적 색채가 뚜렷한 인물들로 구성돼 향후 정책 결정 및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마찰이 거셀 전망이다. 또한 재무(폴 오닐) 상무(돈 에번스) 등 경제분야 지명자들은 기업가 위주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노조와의 협력관계 모색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상원의 각료 인준청문회가 곧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대다수의 지명자들과 달리 존 애쉬크로포트 법무 지명자의 인준을 놓고 민주당이 벼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강경 보수론자인 애쉬크로포트는 상원의원 시절 미주리주 첫 흑인대법관인 로니 화이트의 연방대법관 임명에 반대했는가 하면 낙태에 대해서도 확고한 반대주장을 펼쳐 민주당의 집중공격이 예상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