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를 통해 중계된 7분간의 연설에서 “두 번이나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준데 감사한다”며 “처음 백악관에 들어왔을 때보다 더 이상적이고 희망이 가득한 채 떠난다”고 고별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장기 호황, 환경 개선, 실업률 감소, 치안 강화 등 8년간 업적을 열거하며 “미래를 향한 도전에 나설 준비가 된 상태에서 새 대통령에게 통치권을 넘겨주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안보와 번영이란 측면에서 세계를 이끌어 나가도록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고 있다”면서 “미국은 세계 각국에 일어나는 전쟁 가난 질병 등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발칸반도 등 분쟁 지역에서 발을 빼려는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염두에 둔 듯 그는 “미국은 고립주의적 자세를 버리고 각 지역의 평화 유지 임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 “재정 흑자는 국가 부채를 갚는데 우선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사회보장에 대한 미 국민의 욕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직책은 미국 대통령이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자리는 미국 시민”이라며 시민 신분으로 돌아가서도 미국을 위해 계속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