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다 사임…아로요 취임

  • 입력 2001년 1월 20일 14시 40분


뇌물 수수와 부정축재 등의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사임하고 그간 퇴진운동을 주도해온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반경 힐라리오 다비데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연설을 통해 “어려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민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이제는 상처를 치유하고 재건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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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피폐해진 경제를 재건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알베르토 로물로 전 예산기획관(68)을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각료진은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군 지휘관과 현직 각료 등 범 야당세력은 이에 앞서 19일 에스트라다 대통령에게 20일까지 사임할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사임요구를 거절하고 5월 대선 실시안을 제시하며 궁지를 빠져나가려 했으나 하야 공세에 끝내 퇴진했다. 50여만명의 마닐라 시민은 19일 밤부터 밤샘 시위를 벌이며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퇴진한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임기만료일인 2004년 6월30일까지 3년 반 가량 직무를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관은 1만5000여명에 달하는 한국 교민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불필요한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고 대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20일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부통령의 신임 대통령 취임을 환영하며, 필리핀 사태가 평화적인 가운데 원만히 해결된 것은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홍성철기자·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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