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지는 28일 미국의 민간 군사전문가들이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해 중국의 정부 관리 및 학자들과 NMD 문제를 논의했다 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중국측은 미국측이 제시한 타협안을 지지하지 않고 NMD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으나 중국 당국이 그같은 논의를 허용한 것 자체가 NMD에 관한 중국의 우려를 미국이 고려해 주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이라고 분석했다.
양측 전문가들은 이 회동에서 부시 대통령이 NMD의 규모를 분명히 제한하고 또 중국이 미국에 핵 보복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베일에 가려져 있는 중국의 핵무기 보유실태를 미국이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중국이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20개 미만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두 노후화된 상태라 이동이 가능하고 보다 정확도가 높은 신형 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논의에 참가했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베이츠 길 박사는 양국의 목표는 과거 미국과 구 소련이 체결했던 군축조약같은 협정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NMD의 예상규모와 중국이 개발하려는 공격용 무기의 숫자에 관해 전략적 이해 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중국의 핵 억지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양국간에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면 중국을 설득하려 들 것 이라고 전망했다.
역시 논의에 참여했던 랜드연구소의 제임스 멀베논은 중국이 전략핵무기를 2∼3배 늘린다고 해도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지는 못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NMD를 둘러싼 군비경쟁에서 우려되는 것은 미-중 관계의 악화와 함께 NMD가 방어목표로 삼고 있는 국가에 대해 중국이 미사일 및 NMD 대응수단을 제공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중국측은 이번 논의에서 NMD가 과거 이른바 불량배 국가 로 불리던 일부 국가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체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면서 실제로는 NMD가 미국의 공격력을 크게 강화시키게 될 것임을 지적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중국 칭화대학의 얀 쑤에통 교수는 NMD는 미군이 보복당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아무 때나 공격할 수 있게 할 것 이라며 미국이 100%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3차대전을 우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미군은 더 무모해지고 또 모두에게 위협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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