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국 이상 광우병위험 노출"…유엔식량기구 경고

  • 입력 2001년 2월 8일 18시 37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7일 전세계 100개국 이상이 광우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하면서 동물성 사료의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크 디우 FAO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와 양 등의 고기와 뼈가 들어있는 유럽산 동물성 사료가 86∼96년에 이르는 10년간 10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그같이 밝혔다.

디우 사무총장은 또 “일부 국가는 수입한 동물성 사료를 제3국에 수출하기도 했다”면서 “살아 있는 가축을 수입한 나라도 100개국 가량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기간중 광우병이 처음 발발한 영국으로부터 ‘상당한 분량(sizable quantities)’의 동물성 사료를 수입한 지역에는 근동과 동유럽, 아시아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디우 사무총장은 “광우병 발병지역에서 가축과 동물성 사료를 수입한 국가들은 동물성 사료의 전면적인 금지까지도 고려하는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아직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티본스테이크 등 생후 1년 이상된 소 갈비살 식용금지 △소를 비롯한 모든 반추 동물의 뼈에서 발라낸 고기로 만든 재생육의 식용 금지 △사료 제조시 동물성 지방의 열처리 의무화 등 3건의 광우병 확산 방지 조치를 승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조치는 EU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다음달 31일부터 실시된다. 이에 따라 유럽인의 입맛을 돋웠던 티본 스테이크 등 소 갈비살을 재료로 한 요리가 유럽 식탁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6일 스페인 북부 나바라 등지에서 5건의 광우병 발생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유럽을 휩쓸고 있는 광우병 파동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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