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닛 국장이 북한을 여전히 위협적인 국가로 봐야 한다고 말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 사이에 폭넓게 퍼져 있는 보수적인 북한관(觀)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테닛 국장은 북한이 외교적으로는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적극 확대해 왔지만 군사적으로는 여전히 미국 한국의 국익에 위협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이 현역 병력 100여만명에 예비 병력 500만명인 세계 제5위의 군사 대국으로 다른 목표들을 희생하며 군대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는 ‘군사 우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미국을 위협하는 한편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비축을 늘려 미국의 우방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닛 국장은 미국의 국익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들로 △미사일 기술 확산 △테러 △마약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미사일 기술 확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 3개국을 가장 위협적인 수출국으로 규정하면서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탄도 미사일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방산업체들이 이란 인도 중국 리비아 등지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제공해 왔다”며 “러시아는 미사일 기술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도 최근 몇 년간 파키스탄 이란 리비아 북한 등에 미사일 기술 수출을 늘려와 ‘예의주시’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테러도 미국의 국익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현재 미국에 대한 최대 위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거부(巨富)로 아프가니스탄에 은거하고 있는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라고 지목했다.
빈 라덴은 1998년 224명의 목숨을 앗아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를 받고 있다.
테닛 국장은 또 마약 문제는 미국의 국익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안보를 해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 코카인 산업의 거점인 콜롬비아와 지난해 불법적인 아편 생산량의 72%를 생산한 아프가니스탄을 가장 위협적인 지역으로 꼽았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