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흘새 두차례 일본에 사과

  • 입력 2001년 2월 11일 18시 44분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는 미국이 불과 사흘 사이에 미군의 잇따른 실수로 인해 두 번씩이나 일본에 사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하와이 앞바다에서 미 핵잠수함과 일본 수산고교 실습선이 충돌한 사건과 관련해 10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에게 전화를 걸어 공식 사과한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유감과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보다 이틀 전인 8일에도 국무부는 일본에 미안함을 표하는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얼 헤일스턴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사령관이 부하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나미네 게이이치(稻嶺惠一) 오키나와(沖繩) 지사 등 일본 관리를 ‘바보 같은 겁쟁이’라고 비난했기 때문.

지난해 오키나와 주둔미군이 현지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 미군에 대한 반감은 거센 반향을 일으키면서 미군에 대한 반대와 반미감정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들어 다시 오키나와에서는 16세 소녀를 성추행하고 술집 주인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등 미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전통적인 군사협력국인 양국 관계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미 국무부에 확산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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