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측은 사고당시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사고의 원인이 미 잠수함에 있다"(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고 잠정 결론짓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는 통상적으로 잠수함이 부상할 때에는 수면위의 상태를 감시할 의무가 있는 데도 `잠수함이 갑자기 떠올랐다'는 증언 등으로 미루어 "감시를 태만히 한 인위적인 실수의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원자력잠수함장을 직위해제하고 원인조사를 서두르겠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일본측은 사고처리의 대응을 어물쩍하거나 잘못할 경우 대미감정의 악화는 물론 부시 신정권과의 동맹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정부로서도 큰 타격을 입기 십상이라고 보고 외상, 방위청 장관등을 통해 조속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토록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일본내에서는 사고의 수습문제와 관련, 실습선 에히메마루의 신속한 인양과 실습선 및 부상자에 대한 피해보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측은 사고 직후 실습선원의 가족들에게 하와이 오아후 섬까지 항공비, 숙박비, 식비 등의 지불 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피해보상의 범위와 액수는 사고원인이 완전히 규명된 후에 지불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측은 사고 현장이 공해상이어서 국제법의 규정에 따라 가해선박의 기국(旗國)인 미국의 국내법에 의해 사고처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보상에 전향적으로 응하도록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사고와 관련해 11일 오후 토마스 폴리 주일미대사와 회동, 미측에 항의했다.
모리총리는 "대단히 유감으로 항의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인명존중을 제일로 하고 특히 실습선박의 인양에 전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폴리대사는 "부시 대통령과 미정부 및 미국민이 마음으로부터 사과를 올린다"고 밝혔다.
[도쿄= 연합뉴스 문영식특파원] yungshi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