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통상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뒤 몇 달 동안은 정치자금 행사가 뜸하던 것과는 달리 최근엔 주말마다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한 파티 골프 관광 등 각종 행사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정치인들이 이처럼 모금활동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러셀 페인골드 상원의원이 추진하는 선거자금법 개정안이 어떤 형태로든 의회를 통과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
두 의원은 각 정당이 정당 활동과 관련해 무제한 모금할 수 있는 ‘소프트 머니(soft money)’를 금지시킬 것을 정치개혁 차원에서 강력히 요구해 왔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해 사상 최고인 2억4440만달러와 2억4310만달러의 소프트 머니를 각각 모금해 이를 대통령 선거 등에 쏟아 부었다. 정당이 아닌 정치인 개인에게 최고 10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고, 연방법에 따라 사용처를 규제하는 ‘하드 머니(hard money)’는 선거자금법 개정안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워싱턴 정가에선 소프트 머니, 하드 머니를 가리지 않고 선거 ‘실탄’을 대거 확보해 놓기 위해 정당과 정치인들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또 과거엔 주로 중진급이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정치활동위원회(PAC)를 구성했던 것과는 달리 요즘엔 힐러리 클린턴 상원 의원 등 초선의원들도 돈모으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당의 한 고위 모금관계자는 “문이 닫히기 전에 최대한 많이 걷자는 게 정치권의 공감대”라고 ‘돈에 눈이 먼’ 워싱턴 정가의 최근 세태를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