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모리스, R J 레이놀즈,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 등 대형 담배회사들은 일찍부터 인체에 해가 덜한 담배개발에 주력해 온 소규모 담배회사 벡터 그룹과 함께 니코틴이 없는 담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13일 보도했다.
담배 회사들은 70년대 말 이미 담배연기에서 암을 유발하는 성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술을 상품화하지 않았다. 발암물질이 적은 담배를 개발할 경우 “담배는 원래 위험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
그러나 벡터 그룹은 이번 여름 사상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서 독성이 덜한 새 담배를 팔 계획이다. 벡터 그룹 대표 베넷 르보는 발암물질을 줄이기 위해 특수처리된 연초를 태우는 ‘옴니’라는 담배를 개발했다. 이 연초는 유전자조작 방식으로 재배됐다는 문제가 있지만 니코틴이 없어 기존 담배보다 훨씬 건강에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자 대형 담배회사들은 로비스트를 고용, 이 유전자조작 연초를 벡터가 처음으로 재배했던 아르헨티나에 연초 경작을 금지시키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것. 이들은 일단 벡터를 견제하면서 자체적으로 위험도가 덜한 담배개발에 온 힘을 쏟는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