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년전 벽화발굴]고대 이집트인 생활상 보여줘

  • 입력 2001년 2월 14일 23시 26분


다신교(多神敎) 사회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 시대에 일신교(一神敎)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기원전 14세기 중엽의 음각 벽화가 발견돼 고고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이집트 카이로 인근 사카라 지역의 한 무덤에서 네덜란드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돼 13일 공개된 이 벽화는 태양신 ‘아텐’을 숭배한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무덤은 이집트 파라오(왕) 아케나톤 시대의 제사장 메리네이스의 것. 네덜란드 발굴팀에 따르면 아케나톤(기원전 1379∼기원전 1362년 재위)은 집권하기 전 이집트 사회에 풍미하던 다신교가 부패하고 타락한 데 실망해 종교개혁을 선언하고 태양신 아텐을 숭배하는 일신교를 일으켰다는 것.

그러나 발굴팀은 아케나톤이 숨진 후에는 다시 다신교 신앙이 부활됐다고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이 벽화가 높은 수준의 화법으로 그려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원근법은 적용되지 않았으나 인체의 비례와 동작의 자연스러움, 채색의 안정성 등이 현대화를 방불케 하는 수준이고 보존 상태 또한 극히 양호하다는 것.

무덤이 발굴된 사카라 지역은 당시 공동묘지였던 곳이며 이번에 공개된 무덤의 크기는 가로 20m, 세로 10m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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