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각료들을 부를 때 쓰는 별명이다. 이름보다 친밀감의 표시로 별명을 즐겨 부르는 부시 대통령의 습관 때문에 백악관 직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최근 부시 대통령이 ‘총알’을 불러오라고 지시하자 비서는 군 출신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총알’은 앤 베너먼 농무장관의 별명. 부시 대통령은 파월 장관이 나타나자 “‘총알’을 불러오랬더니 왜 ‘왕발이’가 왔냐”고 반문했다는 것.
부시 대통령에게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치킨 맨’,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뱀’, 크리스티 휘트먼 환경청 장관은 ‘명사수’로 통한다.
각료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외국 정상들도 부시 대통령에겐 별명으로 불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자신을 ‘타조 다리’라고 부르자 노발대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까지 이름 대신 ‘고무줄’이라고 부를 정도다.
백악관 직원들은 “별명을 짓는 부시 대통령의 창의력이 워낙 뛰어나 별명의 주인공을 알아맞히기 힘들다”고 불평하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은 직원들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별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가르쳐주는 긴급 직통전화까지 개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