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크 총리는 이날 샤론 당선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극우 정당이 대거 참여하면서 거국내각 본래의 취지가 변색되고 있다”면서 “샤론 당선자가 연정파트너인 노동당을 마치 군인처럼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방장관직을 수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라크 총리는 이와 함께 “노동당 당수직과 국회의원직도 포기한다”고 말해 6일 총선 패배 이후 천명한 정계 은퇴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샤론 당선자는 불가피하게 리쿠드당과 샤스당 등 극우 정당을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다음달 29일까지 연립 내각을 출범시키지 못할 경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바라크 총리는 최근 샤론 당선자가 제의한 국방장관직을 수락한 이후 노동당 내부로부터 ‘중동평화의 변절자’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바라크 총리가 팔레스타인과의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독단적인 정치스타일과 무모한 총선 참여도 이스라엘 국민에게 지도력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의 정계 은퇴 결정으로 샤론 당선자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됐다.
24석으로 최대 정당인 노동당과 같은 진보정당인 10석의 메레츠당이 연정에 불참할 경우 극우 정당만으로 내각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 샤론 당선자는 20일 극우정당인 샤스당과 민족통합당의 당수를 잇따라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연정 구성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샤론 당선자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이 끝내 거국 내각 참여를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백경학기자·외신 종합 연합>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