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문학원, 美 SAT문제 불법복제 혐의피소

  • 입력 2001년 2월 21일 23시 32분


중국의 대표적인 영어 전문 학원인 신둥팡(新東方)학원이 미국의 대입수능시험격인 학력적성검사(SAT) 문제 등을 불법 복제해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중국 학생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미 당국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미 대학 및 대학원 입학자격시험인 SAT, 토플(TOEFL), GRE 등을 주관하는 미 대학시험서비스국(ETS)이 지난달 SAT의 기출 문제를 불법 복제해 판매한 혐의로 신둥팡학원을 상대로 베이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ETS는 또 이 학원이 불법 복제해 판매한 시험 문제들을 조사한 결과 아직 출제되지 않은 문제들까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 학원이 출제 예정인 SAT 문제까지 몰래 빼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학원 위민훙(兪敏洪) 원장은 “시험 문제를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미국 학생들을 통해 과거의 시험 문제를 입수해 무단 배포한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인정했으나 “새 문제를 훔쳐낸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TS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중국 학생들의 GRE 점수가 크게 높아졌다”며 지난달 미 전역의 대학 및 대학원에 “입학 자격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중국 학생들의 입학 서류를 주의 깊게 검토할 것”을 권고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은 “우리가 마치 불법적인 방법으로 입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딴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우리를 모독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포스트지는 전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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