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를 방문중인 아라파트 수반은 22일 볼프강 슈셀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총리가 누가 되든 이스라엘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샤론 당선자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폭력사태가 종식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평화협상이 재개되어야 한다”며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평화협상에 적극 나서도록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아라파트 수반의 이같은 유연한 태도는 이스라엘에 대한 결사항전을 다짐해온 팔레스타인 민병대와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중동지역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외교 행보를 빨리하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동을 선택, 24일부터 27일까지 중동국가를 돌며 평화정착을 위한 각국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비롯해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을 방문한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가자 자치지구에 대한 봉쇄 해제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 중동 각국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도 이번 순방 목적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최근 이라크 국민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전쟁 수행 능력을 저지한다는 목적 아래 ‘스마트 제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가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이면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파월장관은 아랍국가에 대해 이같은 정책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백경학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