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신은 24일 유고의 일간지 다나스를 인용해 ‘인종 청소’와 야당 압살정책을 펴며 20만명 이상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밀로셰비치가 곧 체포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이끄는 유고 정부는 이미 밀로셰비치를 수용할 비밀감방을 베오그라드 시내에 마련했으며 협력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별도의 감옥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보도를 확인하듯 밀로셰비치의 측근으로 인종청소와 야당탄압을 주도했던 라데 마르코비치 전 비밀경찰국장이 24일 체포됐다. 그에게는 1999년 야당지도자 부크 드라스코비치 등 4명을 자동차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인권단체들은 그를 밀로셰비치와 함께 대표적인 반인권 범죄자로 지목해왔다. 외신들은 그동안 민주화를 외쳐온 코슈투니차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과거청산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작년 10월 민중봉기로 쫓겨난 밀로셰비치는 한동안 자중했으나 곧 세르비아 사회당(SPS) 당수로 취임하는 등 정치적 재기를 꾀하고 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지난달 그와 단독 회담을 할 때 국제재판소에 신병을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 그러나 곧바로 미국이 1억달러의 경제지원을 중단할 뜻을 밝히고 유럽연합(EU)도 그를 체포하도록 강력히 요구하자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체포설이 나돌자 밀로셰비치는 측근인 밀란 밀루티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 등을 통해 정부에 선처를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