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 이모저모]'불량국가' 용어 다시 사용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2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7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49분간 국정 연설을 하는 도중 30여차례의 기립박수를 포함해 모두 80여차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민주의원 대법관 야유▼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공화당 의원들은 시종일관 열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대규모 감세 주장에 대해선 박수를 치지 않았다. 또 일부 대목에선 박수를 치더라도 기립박수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연설을 들었으며 몇몇 대목에선 고개를 내젓는 등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의사당에 입장하는 대법관에게 가벼운 야유를 보내 지난해 대선 때 대법원이 공화당 편을 들어준데 대한 감정의 앙금이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부시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 그는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할 때도 한번도 방청하지 않았다. 49분에 걸친 연설도 지금까지 그가 한 것 중 가장 긴 연설.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 의석이 50석씩 동수인 점을 겨냥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이 이 자리에 나와 다행"이라고 농담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49분연설 "태어나 최장"▼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클린턴 전 행정부가 사용을 회피한 '불량국가'란 용어를 다시 사용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대량파괴 무기를 개발하려는 독재자, '불량국가'(rogue nations)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클린턴 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북한 등 7개국에 대해 '불량국가'라는 용어 대신 '우려국가'(states of concern)라는 말을 사용했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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