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화이청(項懷誠)중국 국무원 재정부장은 6일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회의에서 올해 국방예산이 전체 예산의 8.1%인 1410억위안(약 22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고 밝혔다.
샹부장은 이와 관련해 “세계 군사 분야의 큰 변화와 현대기술, 특히 하이테크 조건 하에서 방위작전을 잘 수행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렸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비 증액이 군 장병들의 임금을 올리고 보조금과 장려금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전문가들은 대만과의 군비 격차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95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중국은 95년 이후 국방비 지출을 줄이는 대신 경제 건설에 예산을 집중 투입했다.
제9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된 96년 중국의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12.29% 증가에 거쳤으며 지난해 13.0%의 증가에 이르기까지 이 기간 내내 12%대의 증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10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올해 다시 국방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크게 늘린 것은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장 이래 양안(兩岸) 관계의 변화 때문이라고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첨단장비를 갖춘 최신 M109A형 자주포 300문의 구매계약을 미국과 체결한데 이어 이지스구축함 4척과 24대의 아파치 헬기, 디젤엔진추진 잠수함 8척 등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첨단무기 구매 문제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또 P3C 대잠함 초계기 12대, 대함정 하푼 미사일 100기, MIA2전차 48대, MK48ADCAP 어뢰 44기의 구매 의사도 미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중국도 이미 러시아로부터 첨단 SU27 전투기 엔진 100개를 들여와 조립생산에 들어갔으며 또 영국으로부터 중국군의 시안 JH7 전폭기에 장착할 롤스로이스 스페이 터보팬 엔진 80∼90대의 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또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도 계속 증강 배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추진중인 전역미사일방어(TMD) 체제에 대만이 참여할 경우 무력으로라도 이를 저지하겠다고 누차 경고해 왔다.
중국은 국방예산 증액을 통한 군사력 강화로 대만을 ‘무력해방’시킬 수 있는 힘을 갖추고 나아가 대만 일각의 독립 움직임에도 쐐기를 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