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미]美기업硏·외교協 간담회

  • 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31분


김대통령이 8일 낮 AEI와 CFR가 공동주최한오찬 간담회에서 디무스 회장과 이야기를 하고있다.
김대통령이 8일 낮 AEI와 CFR가 공동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디무스 회장과 이야기를 하고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기업연구소(AEI)와 외교협회(CFR)가 공동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한반도 냉전 종식과 화해 협력의 시대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김대통령은 연설 후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국장,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국대사 등 160여명의 한국 관련 인사들과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질문과 김대통령의 답변 요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 때 평화선언이 나온다고 하는데….

“평화협정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6·25전쟁 참전국 4자회담에서 논의될 문제다. 이번에 논의가 없을 것이다. 긴장완화 문제는 92년 남북기본합의서 속에 군축 협의, 무력 불사용 등 불가침 합의가 있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결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 도와줄 것은 도와주지만 평화와 전쟁 억지에 대해 보장받고 검증할 것이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수출과 대량파괴무기 수출 문제가 해결돼야 북―미관계 개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행정부 당국자들에게 북한으로부터 3가지를 받고 3가지를 주는 포괄적 상호주의가 좋다고 얘기했다. 포괄적 상호주의를 추진하되 이 약속이 실천되는지 검증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 94년 제네바합의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네바협정은 부시정부도 지키겠다고 발표했다. 북한도 이를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화력발전으로 바꿔도 기간이 단축되지 않고 경비만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에 인권문제가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전쟁 억지와 긴장완화를 협의하는 초입 단계이므로 이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개적으로 떠들지 않지만 여러 가지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도자 김정일’을 평가해 달라. 북한 개방을 믿을 수 있는가.

“김위원장과 불과 9시간 같이 있었지만 상당히 머리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위원장은 이쪽 말이 납득 가면 그 자리에서 받아들였다. 그것이 전술적이건 전략적이건 김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상당히 바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주변 4개국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 흉은 봐도 미국 흉은 안 봤다.”

▼이모저모/대북정책 높은 관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미국 기업연구소(AEI)와 외교협회(CFR) 초청 오찬간담회와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의원 간담회 등에 잇따라 참석, 미측 인사들을 상대로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김대통령의 미국 입장 배려〓김대통령은 이날 미측 인사들과의 대화에서 시종 미국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은 AEI, CFR 초청 간담회에서 한―러 공동성명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를 반대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즉각 “러시아편을 든 것이 아니었다”며 “유감(regret)”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대량살상무기 등에 대한 투명성과 검증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의견에 찬성한다”고 말하고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이) 미국과 미사일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반도문제에 진정한 개선이 없다는 것을 문서로 작성해 (북측에) 전달했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공개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관심〓AEI, CFR 초청 간담회에는 당초 16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준비된 좌석이 부족해 보조의자를 20여개 더 동원했다. 간담회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과 기자도 다수 참석해 대북문제가 미국에서도 중요한 관심사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제시 헬름스 상원외교위원장과 헨리 하이드 하원국제관계위원장이 공동 주최하고 상하원의 관련 상임위원 2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미 의원들은 “북한이 투명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북한이 외국원조를 받으면서 군사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워싱턴〓윤승모기자>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