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술 책에 나오는 내용 같지만 실은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신임총리가 12일 내각회의를 주재하며 25명의 각료에게 강조한 행동수칙이다. 일간지 하아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매체는 이를 보도하면서 그동안 ‘불도저’ ‘전사’란 별명으로 불려온 샤론 총리에게 ‘유모’란 별명을 새로 붙였다. 유모가 말썽꾸러기 아이를 타이르는 것 같은 내용이란 뜻.
황당해 보이지만 연립정권을 이끌어가야 할 샤론 총리의 고민이 담긴 수칙이다. 현 연립내각은 온건파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에서 극우파 레하반 제비 관광장관까지 7개 정당의 각양각색 인물로 구성되어 있는 탓에 갈등의 소지가 크기 때문. 게다가 이스라엘인은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아무 때나 논쟁하며 제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가는 국회에서 다른 의원의 의사발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때나 제 주장을 크게 떠들어대며 시시콜콜한 일로 때로는 주먹다짐도 벌인다.
샤론 총리의 측근은 “이 행동수칙을 계기로 이스라엘 정치권의 대화 문화가 바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