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문]휴대품 검색 강화…EU 국경 부활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36분


구제역이 유럽 남미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면서 그 피해가 축산업계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각국이 예방을 위해 국내는 물론 인접국간 통행을 엄격히 하는 바람에 여행사 교통기관 숙박업소 외식업체 등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영국에서는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국경 ‘부활’〓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최근 국경에서 검문검색을 하지 않았다. 2002년 단일통화사용을 앞두고 1999년 이후 사실상 이를 폐지한 것. 그러나 구제역 파문이 커지면서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돼 국경이 부활된 듯하다.

프랑스에 인접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국경에 검역요원과 방역차량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다. 트럭에 실린 가축은 물론이고 사람이 휴대한 육류 낙농제품도 하나하나 검색하고 있다.

국경을 넘을 때 갖고 있는 먹다 남은 햄버거와 우유도 수거해 폐기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영국 출입자를 ‘구제역 바이러스 보균자’로 분류해 정밀 조사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비행기와 배편으로 영국을 다녀온 사람의 신발을 일일이 소독하고 있다.

▽관광업계 울상〓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랑스는 구제역 발생으로 관광객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영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한 군데 농장에서만 구제역이 발생했고 이미 강력한 예방조치를 취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구제역 발생국 이미지는 해외관광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 관광위원회는 광우병파동에 이어 구제역으로 약 120억파운드(약 32조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구제역 발생지 호텔의 피해도 크다. 여행제한조치로 수입이 70% 가량 줄었으며 일부 호텔은 예약 취소율이 100%. 아일랜드는 관광객이 100만명 가량 줄어 현재까지만 해도 6억3500만유로(약 7467억원)의 관광수입을 놓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최대의 햄버거 체인인 맥도널드는 광우병 공포와 구제역 확산으로 올해 매출예상이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중행사가 금지된 탓에 관광객 17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영국의 첼튼햄 승마 페스티벌은 4월말로 연기됐다.

이에 따른 호텔 식당 교통관련 업계의 손실도 만만치 않다. 영국의 지방 정부와 농민들은 5월 3일로 예정된 총선도 구제역이 근절될 때까지 연기하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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