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紙 "부시 DJ박대는 외교적 큰 실수"

  • 입력 2001년 3월 15일 23시 26분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박대하고 대북 강경노선을 표방한 것은 외교적 대실수였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인터넷판에 실린 ‘햇볕정책의 그늘’이란 제목의 이 기사는 “부시 대통령이 김대통령을 박대한 이유는 수수께끼지만 북한이 남북한 장관급 회담일정을 취소함으로써 그 정치적 여파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통령은 백악관 밖에서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인물로 평가받지만 백악관에서만큼은 부시 대통령의 존중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보류했을 뿐만 아니라 무언의 몸짓으로 김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보여줌으로써 상궤를 벗어났다고 포스트는 꼬집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북한의 미사일 포기를 설득하겠다고 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말도 뒤집어 파월장관까지 당황하게 했다는 것.

포스트는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를 ‘외교적 대 실수(Diplomatic Debacle)’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을 안정시킬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기회를 포기한 부시 대통령에 대해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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